그림으로 주역읽기 4 (뢰풍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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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주역(周易) 읽기 4
이번에는 『주역』의 구덕괘(九德卦) 가운데 네 번째로 뇌풍항괘(雷風恒卦)와 그것을 형상화한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항(恒)은 언제나 일정하여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괘상(卦象)을 살펴보면 위에는 우레( )가 있고 아래에는 바람( )이 있는 형상이다. 곧 강(剛)이 위에 있고 유(柔)는 아래에 있어 서로 함께하며 겸손하게 움직이고 순리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항이니, 항의 괘사에 ‘형통하여 허물이 없으니 마음을 곧게 가지면 이롭다’는 것은 곧 그 도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다.
뇌풍항(雷風恒)

뇌풍항 삼진(三陳)의 뜻
1진은 덕의 굳음이요(德之固)
2진은 섞여 있지만 항상된 마음으로 거부하지 않음이요(雜而不厭)
3진은 진리를 자각하여 자리를 옮기지 않는 것이다(一德)
항괘는 『주역』 하경(下經)의 두 번째 상이다. 상경(上經)을 하늘의 도에 비유한다면 하경은 사람의 도를 의미한다. 하경의 첫 번째 상은 택산함(澤山咸 )이다. 괘상을 거꾸로 뒤집은 것을 도전괘라고 하는데, 함괘와 항괘를 서로 뒤집어서 보면 같은 괘이다. 즉 함(咸)이 항(恒)이고 항이 함이 된다는 의미다. 함은 진리와 내가 하나 되는 천인합일을 의미하지만 인간의 측면에서는 남녀 간의 사랑에 비유되며, 서로 감응하여 부부가 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도를 말하는 하경의 첫 번째 괘인 것이다. 바로 이어서 항괘가 나오는 것은 남녀가 서로 화합하여 부부가 되었으면 헤어지지 말고 오래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항괘의 괘상을 보면 위에는 움직임을 의미하는 우레가 있고 아래는 기쁨을 의미하는 바람이 있다. 이처럼 기뻐하며 움직이는 것이 바로 항이다. 이에 대해 공자께서도 “천지의 도는 항구하여 그치지 않음이니, 가야할 바가 있으면 이로울 것이다. 끝이 있으면 곧 시작이 있으니, 해와 달이 하늘에 떠 있음으로써 능히 오래 비출 수 있고, 사시가 끊임없이 변화함으로써 능히 오래도록 만물을 이루게 된다. 성인은 그 도를 오래 간직함으로써 천지와 감화를 이루고, 그 항구한 바를 보고 천지 만물의 뜻을 볼 수 있으니, 군자는 이를 보고 깨달아 있어야 할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라고 했다.
『주역』 「서괘전(序卦傳)」에 이르기를 “부부의 도는 오래가지 않을 수 없으므로 항(恒)으로 받는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곧 남녀가 서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으면 잠시 만났다가 곧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구히 변하지 말아야 함을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무조건 불변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무조건 오랫동안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항도를 지키는 것 같지만 사실은 때에 따라 변화에 적응함으로써 바른길을 지키고 나아가는 것이 더욱 진실한 항도이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날마다 진보해가는 상황에서도 그 근원은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항이다. 즉 시의성에 맞게 변화하되 그 본질을 굳게 지켜야 함을 의미한다. 하늘과 땅이 바뀌지 않고, 계절의 변화가 어긋나지 않으며, 선후와 종시(終始)가 바뀌지 않는 것이 항이다. 또한 뇌풍항괘( )는 지천태괘(地天泰卦 )의 초구(初九)가 상괘 육사(六四)의 자리로 올라가 서로 자리를 바꾼 것이다. 여기서 본래 괘인 지천태는 열림을 의미하므로 항괘는 그 내면에 열림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항괘의 순서가 64괘 가운데 32번째인 것에도 의미가 있다. 만물의 이치는 언제나 서로 짝을 이루는데, 『주역』 괘상의 중(中)을 잡으면 32가 된다. 진리는 변함이 없이 항상된 것이니, 64괘는 언제나 32로 배합이 되는 것이다.
작품의 구성
이 작품 역시 흰 바탕에 검은색과 황금색을 사용함으로써 특정한 의미를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자 하였다. 황금색은 오행으로는 토(土)에 해당하며, 우주 만물을 태어나게 하고 그곳에서 길러 내는 땅을 의미한다. 또한 토는 방위로 보면 중앙을 의미하는데, 모든 방향을 주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작품에서 드러나듯 뇌풍항괘( )는 지천태괘( )의 초구(初九)와 상괘 육사(六四)의 효(爻)가 서로 자리를 바꾼 것이므로 태괘의 초구가 상괘의 육사 자리로 올라온 양(陽)획을 굵고 강하게 표현하였으며, 상괘의 육사가 하괘인 초구의 자리에 내려가 음(陰)획을 이루었으므로 뇌풍항괘의 초육(初六)을 가는 황금색으로 표현하여 대비시켰다. 기본적으로 태괘와 항괘의 연결성을 강조하고자 하였으며, 상괘의 양효를 검은 색으로 굵게 표현하고, 하괘의 음효를 황금색으로 가늘게 표현한 것은 상하와 음양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다. 또한 양효를 굵고 강한 획으로 드러내어 화면 중앙에 배치한 것은 늘 일정하여 변하지 않는 항괘의 항상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상괘의 두 음효를 싣고 있으면서 움직이고자 하는 하괘의 바람을 억제하여 군자의 덕(德)을 굳건하게 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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