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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주역(周易) 읽기 9 (重風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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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43회 작성일 23-09-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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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구덕괘(九德卦) 중에서 마지막 9번째 덕이자 『주역』의 57번째 괘상인 중풍손괘(重風巽卦)와 그것을 형상화한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손(巽)은 공손과 겸손을 의미한다. 이것은 곧 하늘의 섭리를 겸손하게 수용함으로써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상생과 소통의 길을 모색하는 결단의 지혜를 설명하는 것이다. 『주역』 64괘 가운데 겸손에 관한 내용은 두 군데 있다. 상경의 15번째 괘상인 지산겸괘(地山謙卦 )와 하경의 57번째 괘상인 중풍손괘( )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지산겸은 사람에 대한 겸손을 의미하며, 중풍손은 하늘에 대한 겸손을 의미한다. 공자는 사람에 대한 겸손을 의미하는 지산겸괘의 「상사(象辭)」에서 “땅 아래에 산이 있는 형상이 겸이니 군자는 이 상을 보고 본받아서 많은 것을 덜어서 적은 데에 더해주고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풀기를 고르게 한다.”고 하였고, 하늘에 대한 겸손을 의미하는 중풍손괘의 「상사」에서는 “쫓아가는 바람의 형상이 손이니 군자는 이 상을 보고 본받아서 하늘의 명(命)을 거듭 받들어 이에 따라 모든 일을 실천한다.”고 하였다.

 

중풍손(重風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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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손 삼진(三陳)의 뜻

1진은 덕을 제정함이요(德之制)

2진은 저울질하되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것이요(稱而隱)

3진은 하늘에 대한 겸손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행한다(行權)

 

중풍손괘의 괘상(卦象)을 살펴보면 위에도 바람( )이 있고 아래에도 바람( )이 있는 형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람은 겸손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어느 곳에도 미치지 않음이 없는 하늘의 섭리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괘는 사람이 하늘의 섭리를 겸손하게 수용해야만 중도(中道)를 근원으로 정도(正道)를 행할 수 있음을 말하며, 이것이 곧 ‘중정지도(中正之道)’이다.

 

중풍손괘가 중정지도를 강조하고 있음은 이와 관련된 괘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먼저 초효가 상효가 되고 상효가 초효가 되는 도전괘는 중택태괘(重澤兌卦 )이다. 태는 기쁨의 의미이며, 공자는 “두 못이 붙어 있는 것이 태(兌)니 군자는 이로써 붕우(朋友)와 서로 강습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참다운 기쁨을 추구하는 지혜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풍손괘에서 음이 양으로 변하고 양이 음으로 변하는 음양대응괘는 중뢰진괘(重雷震卦 )이다. 위에도 우레고 아래도 우레인 이 괘상은 천둥 번개가 내리치는 것이다. 우레는 하늘의 정기와 땅의 정기가 서로 부딪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을 놀라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은 그 소리를 듣고 두렵게 한다. 이는 사람이 하늘의 섭리를 두려워하며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아서 혼돈의 시대에 대처하는 지혜를 설명한다. 다음으로 2,3,4효가 하괘가 되고 3,4,5효가 상괘가 되는 호괘(互卦)는 화택규괘(火澤睽卦 )이다. 호괘는 본괘의 내면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여기에서 규는 위에는 불이라 더욱 위로 올라가고, 아래는 연못의 물이라 아래로 더 내려가게 되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어긋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어긋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택규괘를 뒤집으면 택화혁괘(澤火革卦 )가 되니, 이는 모든 것을 뒤집는 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함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중풍손괘의 괘변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어긋남을 고칠 때는 하늘의 섭리에 대대 겸손하게 수용함으로써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 상생과 소통을 모색하는 결단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구성

이 작품 역시 지난번 수풍정괘(水風井卦 )와 마찬가지로 흰 바탕에 검은색과 황금색(黃金色)만을 사용하였다. 황금색은 오행으로는 토(土)에 해당하며, 땅을 의미한다. 땅은 하늘의 기운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우주 만물을 태어나게 하고, 또한 그곳에서 길러 내는 어머니의 역할을 한다. 오행의 방위에 따르면 토는 중심을 의미하는데, 축이 되는 중심은 모든 방향을 견인하고 주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도에서 이 작품 역시 수풍정괘와 같이 서로 호응하며 득중(得中)을 한 구이(九二) 효와 구오(九五) 효를 작품의 중심 획으로 삼았다. 외괘의 중심획인 구오의 양효는 제왕의 자리를 의미하므로 굳세고 강함을 드러내기 위해 검은 색으로 굵게 처리하였으며, 내괘의 중심획인 구이의 양효는 구오와 서로 상응하는 자리가 되므로 황금색으로 가늘게 처리하였다. 검은 색으로 강하고 굵게 표현한 구오 효는 강건한 하늘의 기운을 강조한 것이고, 황금색으로 처리한 구이 효는 외괘의 구오 효와 서로 상응하는 자리이며, 내괘의 중(中)을 얻은 자리임을 표현한 것이다. 수풍정괘와 달리 외괘의 중심인 구오 효를 좌측에서 우측으로 뻗어 나오게 하였고, 구이 효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되 기울기를 다르게 함으로써 서로 만나고 응대하여 화합하게 되는 특징을 표현하였다. 또한 괘상의 주획인 구오 효의 굵은 선 아래쪽의 운필은 빠르게 표현하고, 위쪽의 운필은 무겁고 느리게 처리하였는데, 이는 어느 곳에나 깊숙이 스며들어 영향을 미치는 바람의 특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아울러 끝부분을 굵고 강하게 누른 것은 중도를 근원으로 정도를 행한다는 중정지도(中正之道)의 의지를 명확하게 형상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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