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주역(周易) 읽기 7(택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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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구덕괘(九德卦) 중에서 7번째 덕이자 『주역』의 47번째 괘상인 택수곤괘(澤水困卦)와 그것을 형상화한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곤(困)은 어려움을 의미한다. 연못에 물이 흘러서 물이 빠져나온 형상으로 가진 것을 유실하여 어렵다는 의미다. 단전에 이르길 ‘곤(困)은 강(剛)이 가려짐이니 험하되 기뻐해서 곤궁해도 그 형통한 바를 잃지 아니하니 오직 군자’라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이 기쁜 것은 몸의 어려움이 있어도 나의 도는 막힌 데가 없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까이는 추사 김정희나 다산 정약용이 어려운 유배 생활이 없었다면 추사의 예술세계와 다산의 실학사상이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추구한 바를 성취해내는 위대한 영혼들을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곤(困)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 형통한 바를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택수곤(澤水困)
택수곤 삼진(三陳)의 뜻
1진은 덕의 분별함이요(德之辨)
2진은 어렵지만 내 생각을 버리면 통하게 된다(窮而通)
3진은 스스로 곤하게 된 것을 알면 원망을 적게 가진다(寡怨)
택수곤괘의 괘상(卦象)을 살펴보면 위에는 연못( )이 있고 아래는 물( )이 있는 형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못은 기쁨을 의미하며 물은 험난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험난한 가운데도 기뻐함을 의미한다. 공자는 「단사彖辭」에서 “곤은 강(陽)이 陰에 가려짐이니 험하되 기뻐하여 곤궁해도 그 형통한 바를 잃지 않으니 오직 군자”라고 한다.
주역 64괘 가운데 어려움을 의미하는 괘상이 세 개가 있다. 3번째 수뢰둔괘 와 39번째 수산건괘 47번째 택수곤괘 다. 수뢰둔괘의 어려움은 처음 시작함의 어려움을 말한다. 공자께서는 하늘의 법칙을 인간의 법칙으로 삼아 문물제도를 만들고 혼자 생각으로 하지 말고 능력 있는 사람을 세워서 어려움을 극복하라고 한다. 수산건괘의 어려움은 한시적으로 어려움을 말한다. 공자께서는 험난함이 앞에 있으니 능히 그치는 것이 지혜롭다고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며 덕을 닦아서 어려움을 극복하라고 한다. 택수곤괘의 어려움은 올라가고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곤함으로 승(升)괘 다음에 곤괘가 온다는 곤궁함의 어려움을 말한다. 따라서 곤괘의 어려움을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가의 지혜는 곤괘와의 관련된 괘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곤괘를 뒤집어 놓은 도전괘는 수풍정괘 다. 정은 우물을 의미하며 우물의 물은 진리를 상징한다. 따라서 진리를 먹고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음양이 발동하여 변하는 음양대응괘는 산화비괘 다. 비는 꾸밈을 의미하는데 하늘의 문체로 인간의 문물제도를 만들어서 사용하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외괘가 내괘로 내괘가 외괘로 바뀌는 상하교역괘는 수택절괘 다. 절이란 우리들의 삶 가운데 절제와 절도, 즉 성숙하는 과정에서의 고비와 마디를 의미한다. 역사적으로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넘어야 할 고비를 당했을 때 성인지도의 뜻을 헤아려서 말과 행동을 하면 어려움을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곤괘의 2,3,4효를 내괘로 삼고 3,4,5효를 외괘로 삼아 본 괘의 내면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호괘는 풍화가인괘 다. 가인은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바르게 수행하는 가인지도(家人之道)를 말하는데 하늘의 섭리를 기준으로 예를 실천하고 질서를 확립하면 나아가 대동 사회가 건설됨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곤괘와 관련된 괘를 살펴보면 어려움이 처했을 때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의 지혜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품의 구성
이 작품 역시 지난번 풍뢰익괘(風雷益卦 )와 마찬가지로 흰 바탕에 검은색과 황금색(黃金色)만을 사용하였다. 황금색은 오행으로는 토(土)에 해당하며, 땅을 의미한다. 땅은 하늘의 기운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우주 만물을 태어나게 하고, 또한 그곳에서 길러 내는 어머니의 역할을 한다. 오행의 방위에 따르면 토는 중심을 의미하는데, 축이 되는 중심은 모든 방향을 견인하고 주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도에서 이 작품은 서로 호응하며 득중(得中)을 한 구이(九二) 효와 구오(九五) 효를 작품의 중심 획으로 삼았다. 외괘의 중심획인 구오의 양효는 제왕의 자리를 의미하므로 굳세고 강함을 드러내기 위해 검은 색으로 굵게 처리하였으며, 내괘의 중심획인 구이의 양효는 구오와 서로 호응하는 자리가 되므로 황금색으로 가늘게 처리하였다. 검은 색으로 강하고 굵게 표현한 구오 효는 강건한 하늘의 기운을 강조한 것이고, 황금색으로 처리한 구이 효는 외괘의 구오 효와 서로 상응하는 자리이며, 내괘의 중을 얻은 자리임을 의미 한다. 또한 외괘의 중심인 구오 효를 우측에서 좌측으로 뻗어 나오게 하고, 굵은 선 아래쪽은 매끄럽게 표현하고 위쪽 선은 갈필로 빠른 운필법을 사용한 것은 어려움에 처해 있어서 삶이 풍요롭지 못하여도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성취하면 기쁨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괘상의 주 획인 구오 효를 굵으면서도 단조롭고 간결하게 표현한 것은 어렵지만 내 생각을 버리면 통하게 된다는 窮而通을 드러내기 위함이며, 어려운 과정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이 추구한 바를 성취하면 위대한 영혼으로 살아남는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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